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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와일라잇

Twi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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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 121분

#멜로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 #스릴러

17세의 고등학생 소녀 '아니사'는 집안 사정으로 메사추세츠 주로 이사를 온다. A 하이스쿨에 전학 온 첫날, 아니사는 냉담하지만 어쩐지 알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는 소안을 마주치지만, 그날 이후 아니사는 소안을 만날 수 없게 된다. 자신이 소안에게 밉보였다고 생각하는 아니사. 그러던 어느 날, 아니사는 소안의 수상한 점을 알아차리게 되는데….

 메사추세츠 주의 A 하이스쿨. 며칠 전 전학온 아니사는 오늘도 홀로 수업을 들었다.

 벌써 그녀가 전학온 지 나흘, 소안이 결석한 지 사흘 째였다.

 …….

 그날의 모든 수업이 끝난 후, 그녀는 자신의 이름이 적힌 철제 캐비닛을 열며 생각했다. ‘이 정도면 내 자의식과잉은 아닐 거야.’ 아니사는 소안이 며칠째 결석하는 게 자신의 탓이라고 의심 중이었다.  실제로 소안은 그녀를 처음 본 순간부터 얼굴을 굳혔고, 절대 그녀와 닿지 않으려고 했으며, 그녀가 전학 온 다음 날부터 학교에 나오지 않았으니 말이다. 물론 멜라니(클래스의 리더이자, 모두에게 친절한 멜라니로 통하는 아이다.)는 “소안은 원래 그런 애야.”라며 아니사를 위로했으나…. 마음이 뒤숭숭한 건 아니사로서도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멜라니의 말을 믿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랬다.

 “…….”

 철제 캐비닛 안에 전공 서적이 차곡차곡 쌓였다. 문학과 세계사, 생물학 책을 보며 아니사는 짧게 오늘의 수업을 반추했다. 허밍웨이는 어렵지 않았고, 르네상스를 다룬 세계사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만 생물학은 다소 곤혹스러웠는데, 그건 수업 수준이 아니사에게 너무 높거나 낮아서는 아니었다. 그저 선생님이 2인 1조의 팀 플레이를 요구했기 때문일 뿐이다. 

 ‘아니사는, 음…. 멜라니랑 마빈과 함께 할까?’

 생물학의 미스 그린은 소안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말했었다.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누군가를 탓할 수도 없는 곤혹스러움에 손끝이 간지러운 기분이었다. 아니사는 많은 걸 바라지 않았다. 조용히, 성실하게, 나쁜 쪽으로 눈에 띄지 않고 무사히 졸업하는 것. 가급적이면 멜라니와 마빈같은 좋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어디서부터 꼬인 걸까. 내가 소안에게 무엇을 밉보인 걸까?’

 홀로 고민해도 답은 나오지 않는다. 아니사는 하릴없이 캐비닛 정리를 마친 후 건물의 정문을 빠져나왔다.

 늦여름, 혹은 초가을. 따뜻한 공기와 선선한 바람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계절. 구름 때문에 날씨는 다소 우중충했으나 활기차게 떠드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캠퍼스를 가득 채웠다. 그 덕에 아니사는 조금이나마 기분이 전환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애써 씩씩하게 걸음을 옮겼다. 목적지는 하이스쿨의 주차장. 캠퍼스의 잔디밭을 가로질러 약 5분정도 걸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으로 향하는 아이들은 많았고, 그중 몇몇은 뉴 페이스인 아니사에게 살갑게 굴곤 했다. 아니사 역시 미소지으며 그들과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자신의 중고차 앞에 멈춰선 순간 아니사는, 문득 걸음을 멈추었다.

 길 맞은 SUV 뒤편에 소안이 있었다. 표정이 자세히 보이지 않을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었지만, 어쩐지 소안과 눈을 마주친 것 같다고 아니사는 생각했다.

 ‘하지만 소안은 학교에 나오지도 않았잖아.’ 잘못 본 걸까. 상념에 잠긴 건 아주 찰나였다. 그리고….

 “아니사!”

 멜라니의 외침. 

 ‘끼이익―!!’

 동시에 따라붙는 건 자동차 타이어가 날카롭게 바닥을 긁어대는 소음이다. 고개를 드니 오렌지빛 트럭이 점점 커다래지며 아니사의 시야를 침범하는 중이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엄청난 통각이나 충격 따위를 각오하며 말이다. 

 “…….”

 하지만 눈을 뜬 아니사가 제일 먼저 느낀 건 뼈가 으스러지는 고통도, 아득해지는 의식도 아니었다. 제일 먼저 감각한 건 차가운 숨결. 어느 깊은 침엽수림을 누비고 온 것마냥 습한 냄새. 붙들린 손목에 닿는 서늘한 체온. 동물의 것처럼 노란 빛이 도는 눈동자. 두근, 두근 두근…. 눈앞에 소안이 있었다. 자신의 팔을 잡아 자동차에 단단히 누른 채로, 혹은 등으로 충격을 막아내는 자세로.

 “…아니사 델로르.”

 소안은 그녀를 불렀다. 그동안 단 1 밀리미터도 움직이지 않았기에 소안은 여전히 그녀의 자동차와 주황색 트럭 사이에 끼인 채였다. 하지만 소안의 몸 어디에도 외상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트럭의 차체가 무언가에 얻어맞은 것처럼 찌그러진 상태였다. 아니사는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녀는 물었다.

 “…소안?”

 그러나 꺼내어진 말은 상황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었다. 이상하다고 느낄 만했지만, 적어도 이 상황과는 일절 연관이 없었다. 그럼에도 아니사는 언급한 것이다.

 “차가워요.”

 “…무엇이.”

 “손이…. 숨도.”

 “너는 모르는 일인 거야.”

 “왜죠?”

 제법 당돌하다고 느꼈는지 소안은 짧게 혀를 찼다. 아무래도 대꾸하지 않으려는 듯했다. 소안은 그대로 고개를 들고 몸을 물렸다. 그녀가 허리를 펴자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들어오던 빛이 완벽하게 가려졌다. 역광인 탓에 두 사람 사이에는 어둑하게 그늘이 졌다.

 “저기.”

 소안이 너무나도 떠날 것처럼 굴었기에, 아니사는 제멋대로 그녀의 손을 낚아챘다. 확실히 차가웠다. 소안은 부드럽지만 단호하게 아니사의 손을 밀어냈다. 그 때문에 소안은 잠시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아니사는 짧은 단어를 전달할 수 있었다.

 “고마워요.”

 소안은 잠시 상념에 잠겼다가, 이렇게 말했다.

 “…고맙다면 잊도록 해.”

 그리고 소안은, 정말로 완벽하게 자리를 떴다. 아니사는 그녀를 붙들 수 없었다. 그럴 힘도 남지 않았을 뿐더러, 워낙 큰 소란이었기에 학생들과 교사들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아니사, 괜찮아?”, “상태 좀 보자!”, “세상에, 맙소사.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네.”……. 누가 누군지 모를 사람들 틈에 뒤섞여, 아니사는 멍하게 세상의 흐름에 자신의 몸을 맡겼다. 멀리서 앰뷸런스 소리가 들려왔다. 자신은 이렇게 멀쩡한데도. 그렇기에 아니사는 스스로의 몸에 대해 걱정하는 대신,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어떻게 잊어요.” 그리고 다시 두근, 두근, 두근. 그저 고맙기만 한 게 아니라면….

컨텐츠 정보

출연

아니사 R. 델로르

Anissa R. Delore

​제작

검황, 만두납치사건

소안 M. 콘베르토

Soan M. Conber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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